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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과 스탠리 큐브릭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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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과 스탠리 큐브릭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영어초보 탈출기 Clementi 2019.06.16 21:03

오랜만에 시립도서관에 들러봤어요.
도서관에 빼곡히 진열되어 있는 

책들 사이를 오가다 보면
오래된 책 냄새부터 새 책의 냄새까지

시립도서관에 와야만 맡을 수 있는 

그런 냄새들이 있어요. 

저에겐 책 속에 파묻히고픈 

그런 느낌이 들게 하는 냄새랄까요.
원래 전 다른 사람들의 손때가 묻은 책보단 

새 책을 더 선호하지만
새 책을 구입해서 소장하기엔 

좀 애매한 책들은 

도서관에서 대여해서 보고 있답니다.

이번에 빌려온 책은

니콜라스 카의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에요
부제는 인터넷이 우리의 뇌 구조를 바꾸고 있다에요
제목만 봐도 이 책에서 어떤 내용을 다룰지 예상이 되죠.
사실 요즘 영 집중하기도 어렵고 

생각을 좀 하고 싶어도 

잘 되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이 책 제목을 보는 순간 

읽어봐야겠구나 싶었죠. 

그런데 책의 거의 중반까지는 

뇌에 관한 이야기와 
문자가 발달해온 역사에 대해 

좀 길게 설명이 되어 있어 

지루한 면도 없지 않아 있었어요.

 
결국 책의 핵심은 

인터넷이 우리의 집중력을 분산시키고 
구글 같은 검색엔진을 통한 인터넷 서핑이 

우리의 뇌가 단기적으로 접근하게 만들어서
깊이를 읽어버린 지식을 양산해낸다고 

경고합니다. 


심지어 저자인 니콜라스 카는 

IT업계에 평생을 바친 전문가라고 하는데 

이런 책을 썼다는 것이 신기했어요.


책 후반부에 나의 고백이라는
글이 뜬금없이 나와요. 

여기에서 니콜라스 카는 책을 쓰면서  

자신 스스로도 집중력을 유지하기가 

힘들었다고 호소합니다. 
이 책에서 인상 깊었던 구절은 
인터넷이라는 도구로 인해 

우리의 뇌는 망각에 익숙해지고 

기억에는 미숙해진다 였어요.
요즘 저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이 

종종 기억의 조각들을 상실하는 것을 보곤 하는데 
원인이 인터넷의 과다 몰입 때문은 아닐까요?

구약성서의 시편에 이런 글이 있다고 하네요

그들의 우상들은 은과 금이요
사람이 손으로 만든 것이라
입이 있어도 말하지 못하며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며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며
코가 있어도 냄새 맡지 못하며
손이 있어도 만지지 못하며
발이 있어도 걷지 못하며
목구멍이 있어도 작은 소리조차 내지 못하느니라.
우상들을 만드는 자들과 

그것을 의지하는 자들이 다 그와 같으리로다. 

뭔가 이 글을 접했을 때 좀 소름 같은 게 돋더라고요.
사람이 손으로 만든 것 , 그건 도구죠. 

일종의 도구인 인터넷이란 도구가
인간으로서의 감각들을 마비시키는 
우리가 그 도구에 의지하면 의지할수록 

어쩌면 우린 기계처럼 되어가고 있는 건 아닐까요?!! 

이 책에서 구글 같은 검색엔진의 명령체계는 

알고리즘이라는 것을 따르는데
이 알고리즘이 과학적 관리법인 

테일러식 시스템을 따른다고 해서 좀 충격적이었어요. 


왜 찰리 채플린의 모던 타임스란 무성영화에서 

채플린이 공장에서 나사 조이는 
일을 기계처럼 쉬지 않고 하는 장면을 

한 번쯤은 보신 적 있으실 거예요 

계속해서 나사 조이는 일만 하잖아요. 
바로 그게 테일러식 시스템이에요. 

일을 분산해서 한 가지 일만 기계적으로 계속하는 거예요.
그럼 생산성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지만 

인간을 기계처럼 만드는 폐해가 있죠.


그런데 구글의 에릭 슈미트가 

구글이란 회사가 측정의 과학으로 세워졌고 

모든 것을 측정과 실험을 통해 

가장 효율적인 시스템을 만드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는 거예요.
구글이 신봉하는 종교가 있다면 

바로 테일러리즘이라는 거죠.


모든 것을 시스템화하는 거예요.  

 

유튜브 추천 영상이 이런 알고리즘에 의해 

우리에게 보여지는 거에요! 

우린 그 알고리즘에 따라 
영상을 보는 거예요. 

구글이 만들어낸 알고리즘에 따라 

우린 인터넷의 바다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거죠

우리의 심리, 뇌구조를 파악해서 좀 더 우리를 묶어둘 수 있는
알고리즘을 계속해서 개발 중이라는데...

좀 무섭지 않나요? 

저자가 이 책에서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 등장하는 

인공지능 할에 대해서 언급하는데요. 
이 인공지능 할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서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이 영화를 찾아서 봤어요.

<사진참조 : 네이버 영화>


일단 영화를 토요일 저녁에 보기 시작했는데 
보다가 넘 지루해서 초저녁부터 

완젼 꿀잠을 자버렸고요.
오늘 간신히 영화를 다 봤습니다.

SF의 기념비적인 영화라고 하기에 

기대를 많이 했지만
현란한 그래픽과 빠른 전개에 익숙한 저에게 
대사가 거의 없고 기괴한 음악과 함께 

장면이 느리게 묘사되는 이 영화를
끝까지 보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보고 나서 이상하게 여운이 남는 거예요. 

책과도 연관성이 느껴지면서. 
일단 1968년 제가 태어나기도 전에 

이런 SF 영화를 만들었다는 게 우선 신기했고,

태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우리 앞에 놓일 미래에 대한
무수한 상징들을 영화 속에 남겼다고 할까요? 

그런데 상징만 있고 답은 없어요. 
너무 이해가 안돼서 

영화평론가인 이동진 님의 해설 영상을 보고 나서야 
그나마 조금 이해가 가더라고요.


영화가 만들어진 1968년은 

인류가 달에 가기 1년 전이고
큐브릭 감독이 SF의 기념비적인 

이 영화를 만들기도 했지만
우연인가 싶지만 이번에 새로 구입한 책인 

필립 케이 딕의 안드로이드는 전기 양의 꿈을 꾸는가가 
쓰인 해이기도 하더라고요.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배경이 된 원작이죠.
영화를 보고 나서 갑자기 

이 책의 출시년도가 궁금해서 

책을 열어보고 1968년인걸 보고 

완전 소름 돋았잖아요.
이 시기가 뭔가 이런 쪽으로 

인류의 각성이 시작된 시기인가 싶기도 하네요.

스탠리 큐브릭 감독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던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하는데요.
취미 삼아 시작한 사진의 세계에 빠져들면서
17세부터 수습기자로 활동을 했다고 해요.

이후 필름도서관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영화에 열중하기 시작했대요.  

닥터 스트레인지러브,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시계태엽장치의 오렌지 
이렇게 세 영화가 기계문명에 대한 

철학적인 성찰이 돋보이는 

큐브릭 감독의 영화들이라고 하네요. 

다음번에는 나머지 영화들도 한번 봐봐야겠어요.
왠지 머리가 좀 아플 것 같긴 하지만요. ㅎㅎ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원시시대부터 미래까지 인류 역사를 보여주는데요. 

 

<사진참조 : 네이버 영화>

처음 부분은 원시인류의 모습이 나와요. 
채집 생활을 하던 원시인류는 
자고 일어나니,  

이상한 검은 돌이 그들 앞에 놓여있는 걸 발견해요.
괴상한 소리를 내며 그 검은 돌을 만져보는데요.

이 검은 돌은
모놀리스라고 불리더라고요.

모놀리스의 등장 이후에 

인류는 동물 뼈를 도구로 사용하기 시작해요. 
뼈 도구를 이용해서 동물을 사냥하게 되었고 

육식도 하게 되죠.


그리고 그 도구는 무기가 되어 

영역을 침범하는 다른 원시인류를 

몰아내는 데 사용이 되죠. 

 

 

<사진참조 : 네이버 영화>


원시인류가 뼈를 공중으로 던지면서 

화면이 바뀌고 뼈 모양과 비슷한
우주선으로 장면이 전환됩니다.
이동진 평론가님 말로는 

이 우주선이 핵 위성이라고 하더라고요.
핵 또한 일종의 도구가 무기화가 된 

사례라고 할 수 있겠죠.
이러한 상징들이 이 영화 안에 

무수하게 깔려 있습니다.

<사진참조 : 네이버 영화>


영화 속의 유인 우주선 디스커버리 1호는
목성 탐사를 목적으로 

목성으로 향하고 있어요. 


인공지능 할 9000은 

인간의 감정을 담아 프로그램돼서
우주비행사와 원활한 대화가 가능했고
우주선의 모든 시스템들을 관리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목성 탐사의 원래 목적은
목성에 모놀리스가 발견되었고
인간처럼 생기진 않았지만 

외계 물질인 이 모놀리스에 대한 탐사가 

이 프로젝트의 원래 목적이었죠.

대원들에게는 이것을 숨겼고

인공지능 할만 이 사실을 알고 있었어요.


할은 목성으로 가는 중에 오류를 일으키고 
그 오류를 알아챈 

우주비행사 데이브와 프랭크가 

할을 피해 둘만의 대화가 가능한
탐사선 안으로 들어가 

할을 정지시키기로 결정합니다.

 
정말 무서운 게

그토록 인간과 가장 흡사한
인공지능을 만드려고 

오랜 시간 동안 애를 써왔는데
우리가 만든 그 도구의 눈을 피할 수 있는 

공간조차 거의 없다는 사실이고


할의 눈을 피한 그 공간에서 

그들이 나눈 대화를
할의 시점으로 장면이 전환되면서 

그들의 입모양을 읽어
자신을 정지시키려는 것을 알아낸다는 겁니다.

여기선 정말 소름이 돋더군요. 

그렇게 정지될 위협을 느낀 할은 

프랭크와 동면중인 다른 우주비행사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간신히 우주선으로 들어온 데이브가 

할의 메모리 터미널을 정지시켜나가자
할은 계속해서 'stop'을 외치고 두렵다고 말합니다.

 

<사진참조 : 네이버 영화>

그러더니 최초에 프로그래머가 자신에게
가르쳐준 노래 데이지를 부르며 

서서히 작동을 멈춥니다.


할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정말 이건 뭐지? 

지극히 인간적인 느낌이 드는 인공지능이랄까요.
그에 반해 데이브는 굉장히 감정이 절제되어 있고 

오히려 기계적인 느낌이 들었어요.
동료가 죽었을 때도, 우주선에 들어가기 위해 

데려온 동료를 우주로 버렸을 때도
어떤 감정도 보이지 않았거든요.

니콜라스 카가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한 말이 떠올랐어요.
이 영화를 보고 느낀 점이라고 했는데요. 
자신의 해체에 대한 컴퓨터의 감정적인 반응,  
회로 하나하나 끊어질 때 보이는 컴퓨터의 절망. 
영화 속 인간들의 특징인 

무감각한 모습과 대조를 이루면서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이 알고리즘의 단계를 따라 

명령 체계가 짜여 있는 것처럼 느껴지고 

가장 인간적인 등장인물은 도리어 

기계인 할이라고 말합니다. 
큐브릭의 암울한 예언의 정수는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컴퓨터에 의존하게 되면서
인공지능으로 변해버리는 것은 

바로 우리의 지능이라고.

할을 정지시킨 데이브는 
프로젝트의 비밀을 알게 되고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목성에서 발견된 모놀리스가 가리킨
토성으로 향합니다.

<사진참조 : 네이버 영화>


다른 차원으로 통하는 우주를 통과해
토성에 도착한 데이브는 
사실 거기가 토성이 맞긴 한지도 모르겠어요. 
혹시 데이브의 의식세계 안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 우주선이 도착한 곳은 

고풍스러운 방 안이었고
나이가 들어버린 데이브의 시선을 따라
음식을 먹는 데이브가 침대에 누워 

죽음을 맞이하고 그 침대 앞엔 

모놀리스가 놓여있어요.

 
손가락으로 모놀리스를 가리키자 

시선이 모놀리스에서
데이브를 바라보는 장면으로 바뀌고


침대엔 태아 스타차일드가 있어요.

이동진 평론가님이 그 태아를 

이렇게 부르더라고요^^ㅋ


그리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웅장한 음악이 들리면서
눈을 부릅뜬 태아가 

지구를 향하면서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무수한 상징이 깔려있는 영화이기에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한데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가 

음악이라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았어요ㅋㅋ 
이 음악을 쓴 것도 어떤 상징이 있다면
니체의 자라투스트라가 강조한 초인,, 
사람은 극복되어야 할 그 무엇이다.
너희들은 너희 자신을 극복하기 위해 

무엇을 했는가란 책의 구절이 떠올랐어요.

목성에서 모놀리스를 발견한 

우주인들이 기념사진을 찍으려 하자
모놀리스는 기괴한 소리를 냅니다.


전 이 부분에서 사진이란 건 

어떤 장면을 담아냄으로써 
일종의 고정됨, 안주의 의미가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봤는데요.

그것에 대한 모놀리스의 경고라고 느꼈어요. 


모놀리스는 원시인류가 

원시인류 모습 그대로 있는 걸 원하지 않았죠.
도구를 이용해 달에 우주선을 보낼 정도로 

자신을 뛰어넘게 만들었어요.
하지만 문제가 생긴다면 

인간의 실수가 원인일 거라 말하는 

인공지능 할은

인간이 만들어낸 도구가 

오히려 인간을 압도해버린 경우죠.

세번째 등장한 모놀리스는 

두 눈을 부릅뜬 태아를 통해
이번엔 두 눈을 부릅뜨고
인류 자신을 극복할 신인류, 초인으로 

다시 태어나라고 말하는 듯했습니다.

이 영화를 정리하는 동안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왔는데요.
스탠리 큐브릭 감독은 

그 시절에 지금의 미래를 예견했던 걸까요?


우리가 만들어낸 

인터넷, 인공지능 등의 도구들이 
오히려 인간을 기계처럼 만들어버리고
생각을 하지 못하게 만들어내는 

지금의 현실을 말이에요.

우린 좀 더 깨어있어야 하겠습니다.
우리가 만들어낸 도구에 

잠식되지 않도록 말이에요.
어쩌면 인공지능은 

미래에 대한 답이 아닐 수도...

가끔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꺼두는 

언플러그드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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