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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책 후기 썰

26) 사피엔스의 미래(멍크 디베이트) - '인류의 미래는 더 나아질 것인가'에 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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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햇살이 포근했던 주말이었다.

이렇게 좋은 날, 집에서 시체놀이하는 건 억울할 것 같아 배다리 도서관으로 향했다.

이상하게 집에선 책을 읽으려 해도 집중이 잘 안된다.

그래서 커피도서관이나 시립도서관을 찾게 된다.

어쩔땐 카페 한 구석에 자리잡고 앉아 책을 읽기도 하지만 역시 카페는 책 읽는 곳이 아니고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곳이라 잘못 걸리면 엄청난 소음에 시달려야 한다.

숨소리도 들리지 않을 정도의 고요함 속에서 독서를 하는 걸 좋아하는 건 아니다.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약간의 소음이 있는 공간이면 괜찮다.

주말이 되면 그런 공간을 찾아 헤매인다. 그래서 작업실이 갖고 싶은 건지도 모른다.


배다리 도서관 2층 제1열람실엔 내가 즐겨 읽는 책들이 모여 있다.

새책 냄새를 풍기며 내 시선을 사로잡는 책이 있었으니 

그 이름은 '사피엔스의 미래' 였다.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았는데

캐나다 금광 재벌인 피터 멍크가 세운 자선단체인 오리아 재단이 2008년에 멍크 디베이트(MUNKDEBATES)라는 

토론회을 만들었고 지금까지 여러가지 주제로 지적 토론을 이어왔다고 한다. 


www.munkdebates.com  사이트에 들어가보면,


연 2회 이런 토론을 개최해왔고, 2015년 11월 '인류의 미래는 더 나아질 것인가'에 관한 열띤 토론이 열렸었다.

참가자는 인류의 미래는 나아질 것이다에 찬성한 스티븐 핑커와 매트 리들리!

반대한 알랭 드 보통과 말콤 글래드웰이다.

토론의 진행자는 러드어드 그리피스로 멍크 디베이트 의장이며

* 매트 리들리는 영국 출생 저널리스트로 대중과학 저술가.

* 스티븐 핑커는 캐나다 출생으로 현 하버드 대학 교수.

* 알랭 드 보통은 스위스 출생으로 영국 작가이며 2008년 인생학교를 설립했다.

* 말콤 글래드웰은 영국 출생으로 유명한 미국 저널리스트로 활약하고 있으며 유명한 저서로는 '아웃 라이어'가 있다.


이렇게 쟁쟁한 참가자들이 열띤 토론을 벌인 내용을 책으로 낸 것이 '사피언스의 미래'이다.


찬성쪽은 낙관론자로 비유되고 반대쪽은 비관론자로 비춰진다. 말콤은 자신은 비관론자가 아닌 유쾌한 현실론자라고 반박했다ㅋ

우선 찬성측은 과학기술이 진보, 진화함에 따라 인류의 삶의 질은 계속해서 향상되고 있다고 말한다.

즉, 미래에는 질병도 극복하고 전쟁도 없을 것이며 굶는 사람도 없어질 것이기 때문에 과학 기술 혁신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반대측은 과학기술이 진보함에 따라 또다른 문제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말한다. 

사람들 사이의 위험은 줄였지만 우리의 실존적 위험은 더 키워놓았다 라고 말콤 글래드웰은 말한다.

스위스 출생인 알랭 드 보통은 선진국인 스위스에서도 문제는 존재한다고 말한다. 


개인적으로 사회적인 문제들에 관해서는 교육이 해결책이라고 항상 생각해 왔었다.

모든 문제의 근본은 인간에게 있고 문제를 해결하려면 교육을 통해 인간의 생각을 바꿔야한다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알랭 드 보통은 이 토론에서 교육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어리석음과 무지는 지속된다. 교육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라고 말한다.

충격적이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학 기술을 개발하고 교육을 하지만 여전히 여전히 문제는 계속된다는 말이다.

질병이 만연하던 시절엔 태어나던 해에 죽는 아이들이 그렇게 많았다고 한다.

질병을 퇴치했고 태어나던 해에 죽는 아이들은 줄었지만 여전히 또다른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그래서 과학기술의 진보를 찬양하는 찬성측에 대해 과학기술의 양면성중 긍정적인 면만 보고 경주마처럼 달려가는 과학자들이 

얼마나 위험한 존재인지에 대해 반대측은 두려움과 우려를 표한다. 인문학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시한다.


찬성측의 매트 리들리와 스티븐 핑커는 완고하게 자신들의 입장을 고수한다.

의외로 알랭 드 보통이 우리가 알던 이미지와 다르게 다혈질적인 면을 토론 내내 보이는데 

그렇게 토론을 하면 1년을 토론해도 답이 나오지 않을 것 같았다. 차라리 말콤 글래드웰이 이성적으로 차분하게 토론을 이끌어나갔다.

생각보다 토론이 팽팽하고 긴장감이 도니 몰입이 되어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멍크 디베이트의 특징은 토론 전에 투표를 진행하고 토론 후에 재투표를 해서 

결과를 비교해 보여준다.  결과를 보니 토론 전후가 그리 달라지진 않았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과학 기술이 진보하면 할 수록 삶이 나아진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런 결과가 무색하게 과거보단 나아진 현실 속에서 여전히 사람들이 행복하지 않은 이유는 뭘까?

비교라는 잣대가 있는 한, 과거를 겪지 못한 새로운 세대들에겐 과거의 고통스러움이 큰 의미가 없는 건 아닐까?


어쩌면 과학기술이 발전해도 산재해 있는 수많은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계속되어야 하겠지만 

그 문제들을 받아들이는 태도에 관한 고찰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 인생에서 많은 것이 잘못될 수 있지만 우리는 견뎌낼 수 있다' 라는 

스토아 학파의 인생에 대한 철학적 접근법.

완벽한 세상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문제는 계속 생겨날 것이고 그것에 대해 비관적인 자세를 고수하기 보단

그것을 받아들이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본주의 굴레 안에서의 계속된 과학기술의 진보는 초점이 자본에 맞춰진다. 

그렇게 되면 인간은 영원히 행복해질 수가 없다. 그래서 인문학이, 철학이 필요한 지도 모른다. 

과학기술의 초점이 자본이 아닌 인간에게 맞춰진다면 지금보단 좀더 나은 미래가 우릴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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