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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계속된 폭염에 길가에 그 흔한 잡초들도 마르고 노랗게 타버려 본연의 새파랗던 푸르름을 잃은지 오래였다.
그렇게 말리고 말리고 말려 씨도 타버리기 직전,
매섭게 집중호우가 쏟아졌드랬다.
참으로 중간이 없는 날씨들이 오갔던 여름이었다.
매서웠지만 그 가운데 살아남은 풀들은
물을 가득 머금고 다시 파릇파릇 잎을 앞다퉈 내놓기 시작했다.
그 지독한 생명력이란... 경이로울 정도다.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약 10분 가량의 아침 도보는 덜깬 잠에서 내 몸과 정신을 깨우는 꽤나 유익한 시간이다.
한량인가 싶을 정도의 여유자적한 걸음으로 걸으면 길가에 나무들, 그 나무에서 떨어지는 잎파리들, 발로 통 차버리고 싶은 솔방울들, 제법 통통한 까치, 비둘기, 참새, 그리고 풀들이 눈에 하나하나 들어온다.
신호등 앞에 기다리는 시간엔 뒤쪽에 피어난 클로버들에 시선을 고정한다.
혹시나 네잎클로버를 찾는 행운이 내게도 생기지 않을까란 얕은 기대감을 지닌채 말이다.
쏘아보면 네잎클로버를 찾기가 더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무심한듯 쓰윽 지나가면서 곁눈질로 설렁설렁 클로버들을 훑고 지나가는 것이다.
그럼 꽁꽁 숨어있던 네잎클로버가 방심하고 제 모습을 드러낸다. 그러면 그때 재빨리 찾아내는 것이 내 나름의 네잎클로버 찾기 신공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런 내 눈에 띈 클로버는 다섯잎 클로버였다.
살면서 처음 보기도 했지만 사실 들어본 적도 없는 다섯잎 클로버였다.
다섯잎 클로버는 무슨 의미일까 궁금해졌다.
그 의미는 큰 행운, 또는 불행이라는데...
과연 생긴 것만큼 특이한 의미를 갖고 있었다.
상반되는 의미를 가졌으니 다섯잎 클로버를 찾았다 하여 기뻐할 수도 슬퍼할 수도 없으니 기분이 묘했다.
회사 사람들에게 보여주니
다들 한결같이 돌연변이라 하며 표정들이 그저 그랬다. 난 엄청 신기한데 어느 누구도 그리 신기하게 생각진 않는 거 같았다.
어쩌면 큰 행운보단 불행에 가까운 걸지도 모르지만, 난 그래도 다섯잎 클로버의 의미는 큰 행운으로 남기고 싶다.
인생 뭐 있나~^^ 내가 행복하고 싶으면 그냥 지금부터 행복하면 되는 거지.
행운이라고 생각하면 행복한거지~~ 헤~
그렇게 아침 출근길엔 클로버 밭에서 또다른 행운을 찾기도 하고,
데구르르 솔방울을 굴려보기도 하고,
밤나무에서 떨어진 밤송이를 발로 까서 윤기나는 밤알을 꺼내기도 하고,
깊은 숨을 들이마시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추운 겨울이 조금만 천천히 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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