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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시집 추천 [흔글 작가님의 내가 소홀했던 것들]

영어초보 탈출기 Clementi 2018. 5. 30. 00:23

내가 소홀했던 것들
국내도서
저자 : 흔글(조성용)
출판 : 알에이치코리아(RHK) 2018.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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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글 작가님의 [내가 소홀했던 것들] 은 회사 후배가 생일때 내게 준 선물이었다.

사실 시집은 잘 읽지 않았지만 그래도 처음 책을 받았을 때 제목에서 어떤 이끌림이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소홀했던 것들.. 과연 흔글 작가님이 느꼈던 소홀했던 것들은 무엇이었을까?란 궁금증이 생겼다.

 

책을 열면 처음 옆면에 이런 글이 적혀 있었다.

 

소홀했던 것들이 참 많은 사람.

그래서 자주 후회하는 사람.

기억나는 사람들은 많지만

그 사람들을 모두 지키지는 못한 사람.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했고,

더 노력하지 못했고, 화를 참지 못했고,

먼저 사과하지 못했던 과거의 나.

 

이제는 더 이상 소홀한 사람이 되지 않을 것이다.

영원한 것은 없기에 모든 게 사라지기 전 바로 지금.

 

바로 지금, 그동안 소홀했던 것들. 영원할 것만 같았던 것들이 사라지기 전에 우린 행동을 해야하는 것이다. 그렇게 작가님은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난 하드커버를 좋아하지 않는다. 하드커버는 딱딱해서 그립감도 좋지 않을 뿐더러 책도 한 장, 한 장 펴서 읽어나가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이 책의 커버와 그립감이 너무 좋았다.

말랑말랑하니 책장도 잘 넘어가고 종이가 가벼워서 가방에 넣어도 들고 다니기가 편해서 좋았다.

 

1. 단어과 기억을 마음에 새기다.

2. 그 말 속에 쓸쓸한 바람이 분다.

3. 그때 듣고 싶었던 그 말, 나에게 해주고 싶은 그 한 마디.

 

책은 이렇게 세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책을 읽어나가면서 문득 작가님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아주 담담하게 그리고 따뜻하게, 그리고 섬세하게 작가님이 관찰한 것들이 글로 한 자, 한 자 책 속에 박혀 있었다.

읽어나가면서 나도 언젠간 해봤을 것 같은 이야기, 생각도 못해본 이야기들에 나도 모르게 매료되고 있었던 것이다.

최근에 방영된 [나의 아저씨]도 초반부는 그렇게 처절할 수가 없었다. 너무도 현실을 잔혹하게 리얼하게 표현해서 보면서 내내 외면하고 싶었었다. 하지만 보면 볼수록 그 리얼하게 잔혹한 삶 속에 참 인생이... 참 사람이 있다는 것을 드라마는 따뜻하게 그려나갔다.

그래서 마음이 따뜻했었던 거 같다. 그런 느낌을 이 책 속에서도 느낄 수가 있었다.

 

*포장

 

당신을 굳이 '좋은' 사람으로 포장할 필요도

남들이 옳지 않다고 손가락질하는 게 겁난다고 해서

그들의 '맞춤'옷이 될 필요도 없어요.

당신은 그 누구의 쓸모가 되기 위해 몸부림치지 않아도 되는

그 자체로 빛나는 사람이고, 누군가에겐 선물이죠.

 

 

나도 모르게 책의 페이지를 접고 있었다.

그래... 우린 어쩌면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아니 좋은 사람으로 포장하기 위해서 그들의 맞춤옷이 되고 있었는지도 몰라.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작가님은 넌 그 누구의 쓸모가 되기 위해 몸부림치지 않아도 빛나는 사람이라고 다독여준다.

분명 글을 읽고 있는데 작가님이 앞에서 어깨를 토닥여주는 거 같은 착각이 든달까.. 무튼 접은 페이지는 마지막 책장을 덮은 후에도 다시한번 열어서 읽어보게 된다. 시간이 지나도 또 열어서 읽어보게 된다.

 

*눈빛

 

나를 보는 네 눈빛이 좋아.

한 편의 영화 같아.

오래오래 상영했으면 좋겠어.

 

짧지만 내 맘을 흔들었던 시다. 뭔가 잠들어있던 아니 어쩌면 장례식장에 들어가버린 듯한 연애 세포들이 꿈틀거리는 것 같았다.

그 눈빛. 상상해버렸다. 눈빛이 좋다고 바라보는 그 눈빛, 한편의 영화 같다면서 오래오래 상영했으면 좋겠다면서 바라보는 그 눈빛.

상상해버렸다. 표현이 너무 아름다웠다.

 

 

*고독의 필요성

 

적당한 고독은 자기 자신의 아주 깊숙한 부분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사람들 사이에서 벗어나 혼자만의 시간에 잠기는 일은 떠오르지 않던 것들이 떠오르고, 복잡하게 얽혀 있던 것들은 풀어지는 마법 같은 일을 경험하게 해준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고독이라는 멈춤이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은 지나치게 많은 것들을 신경 쓰며 살고, 또 쉬어갈 시간도 아깝다며 잠시도 생각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하지만 결국 힘들어지는 것은 자신이다.

 

길이 막힌 것 같으면 잠시 쉬어가자.

고독이 오면 고독을 맞이하자.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처럼

지나치게 많은 생각들은 독이다.

 

 

지나치게 많은 생각들은 독이다. 내가 딱 그렇다. 지나치게 생각이 많아서 그것들이 내 어깨를 짓누를 때가 많다.

그래서 항상 고독을 꿈꾼다. 혼자만의 시간에 잠기는 것은 내겐 필수적으로 가져야만 하는 시간들인 것이다.

하지만 실상 현실에서 고독을 꿈꾸기란 쉽지가 않다. 집에서조차도...

나만의 공간을 항상 꿈꾼다. 아마도 작가님은 혼자만의 작업실이 있으시겠지...

나도 그런 작업실을 갖고 싶다. 그곳에서 잠시 쉬는 것이다. 그땐 어쩌면 나도 흔글 작가님같은 생각을 하고 글을 쓸 수도 있지 않을까.

 

너무도 오랜만에 시집에 포옥 빠져서 책과 함께한 출퇴근길이 즐거웠다.

흔글 작가님의 글들을 더 찾아서 읽어봐야겠다. 또 이 책도 반복해서 읽어봐야겠다. 아마도 이 각박한 세상에 비타민이 되어줄 것만 같다.

우리 영어 베이비들에게도 꼭 추천하고 싶은 따뜻한 시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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